학교공부에만 얽매이기 싫어 중학1년 때 검정고시 택해..
올해 만 13살인 박수민(인천 연수구 옥련동)양은 지난 주말 고입 검정고시 합격 소식을 들었다. 인천 지역 최연소 합격이었다.
박양이 검정고시를 본 것은 가정 형편이 어렵다거나 몸이 아파 학교를 못 다녀 서가 아니다. 학교공부 말고도 하고 싶은 것이 많아 부모님과 상의해 학교를 그 만뒀다. 중1이었던 작년 여름의 일이다.
“중학교는 초등학교와 달랐어요. 학교와 학원에서 하루 종일 공부만 해야 했어 요. 너무 답답했죠. 공부말고 하고픈 게 많은데….”
박양은 어릴 때부터 다방면에 흥미를 보였다고 한다. 미술대학 출신인 어머니 이한경(37)씨로부터 그림을 배웠고, 피아노와 태권도도 재미있어 했다. 책도 인 문·사회·문학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두루 읽었다. 적극적인 성격 덕에 친구들 앞 에 나서 이것저것 하기도 했다.
그런데 중학교에 입학하니 사정이 달라졌다. 학교수업과 학원수업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어머니 이씨가 보기에 박양은 눈에 띄게 힘들어했다.
“수민이 학교 가지 말고 엄마랑 공부할까?”
이씨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상상력과 다양한 재능을 마음껏 펼쳐야 할 나이에 공부에만 매여 하고픈 것을 못하는 딸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이후 박양의 일상은 학교 다닐 때보다 더 바빠졌다. 학교 가듯 오전에는 검정고 시 학원을 다녔다. 오후2시 집으로 돌아오면 그림, 컴퓨터, 태권도, 영어공부 등 을 마음껏 즐겼다. 밤에는 잠이 들기 직전까지 닥치는대로 독서를 했다. 공부는 검정고시 합격에 문제 없을 정도로만 하고, 그밖에는 하고 싶은 것을 최대한 했 다. 바빠졌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돼 얼굴에도 금세 생기가 돌아왔다.
“친구들과 지내는 시간이 줄었지만 휴대전화와 인터넷으로 계속 연락했어요.”
박양의 장래희망은 유능한 사업가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회사를 이끄는 그의 모습과 능력을 본받고 싶어요.”
당장의 목표는 8월에 있을 대입 검정고시 통과다. 여기에 합격하면 1년 뒤 대학 입시에 도전할 생각이다. 물론 해외 유학도 생각하고 있다.
“직업을 갖기 전까지 많은 경험을 할 거예요. 배우는 것도 계속하구요. 세상에 는 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아요.”